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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Carcass, 고어 그라인드부터 멜로딕 데스메탈까지

라무엘 2024. 7. 4. 22:10

 

 

영국 출신의 메탈 밴드인 Carcass(이하 카르카스)는 1986년 처음 결성되어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지금까지도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전설같은 존재이다

영어로 'carcass'는 번역시 '시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고유명사도 아니면서 밴드명을 단 한 단어로 짓는 경우는
왠만한 실력과 깡을 갖고있지 않는한
메이저로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거의 하지 않는짓이다

아무튼 카르카스는 나 또한 매우 좋아하고 존경하는 밴드중 하나인데
음악성이 뛰어나거나 내 취향에 잘 맞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활동중 스타일을 크게 바꾸었음에도 
여전히 훌륭한 음악을 하고있기 때문이다

사실 스타일이라기 보다도, 장르자체가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광고홍보학을 전공으로한 내가 배운 바로는, 
컨셉을 바꾼다는건 그동안 쌓아온 상표이미지가 소실되며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수 있기 때문에 
이윤대비 리스크가 너무 커서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다는데
이들은 점차 음악적 컨셉을 바꿔가면서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않도록 하여
구작과 신작 양측다 인정받는 훌륭한 밴드가 되었다

 

 

 

↑(Carcass 1집 'Reek of Putrefaction'과 2집 'Symphonies of Sickness')
(※앨범커버가 수위가 있어 모자이크후 블러씌워서 올림ㄷ)

 


초창기 카르카스는 고어그라인드라는​ 장르에 속한 밴드였다
정확히 말하면 고어그라인드의 아버지, 즉 창시자 급이다

사실 지금에는 그 고어그라인드도 점점 진보되어 카르카스와는 많이 다른 느낌이라
초기의 카르카스를 데스그라인드로 분류하는 경우도 많다
둘다 펑크에서 시작된 그라인드코어의 하위장르이고, 
메탈(특히 데스메탈)쪽의 영향을 많이 받은건 동일하지만, 
직접 들어보면 알수있듯이 고어그라인드와 데스그라인드는 어딘가 좀 많이 다르다;

고어그라인드는 말 그대로 그라인드코어에서
'Gore(고어)'스러운 요소를 많이 부각시킨 장르이다
즉 하드코어 펑크 - 크러스트 펑크 - 그라인드코어 - 고어그라인드 
순으로 발전해왔다고 알면 쉽다

크러스트 펑크나 파워 바이올런스 정도 까지는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성향의 사운드가 컸지만,
그라인드코어로 넘어오면서부터 사운드는 더욱 거세지고 
피치도 더욱 내려앉게되었다 
거기에 꿀꿀이 보컬(그로울링, 거터링), 고어/스플래터 영화 샘플링, 
파격적인 컨셉과 아트 등 잔인성을 섞어 카르카스가 탄생시킨것이 고어그라인드다

 

 

 

 

Carcass - Ruptured in Purulence

 

초반 드러밍에 이어 스크래칭 보컬과 함께 등장하는 리프가 단순하면서도 인상깊다

 

 

 

Carcass - Exhume to Consume

 

그라인드 류의 다른 음악들과 비교해서 비교적 테크니컬한것이 특징인 곡이다
구불구불거리다가 갑자기 폭주하는 기타 리프가 마음에 든다


참고로 카르카스의 음악가사를 찾아보면 
의학용어나 일상에선 잘 쓰이지 않는 어려운 단어들이 많은데
카르카스의 멤버중에 의과생이랑 생물학전공자가 있어서 
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한다
이분들.. 고학력자에 스펙이 매우 좋다...ㄷㄷ

초기엔 이러한 고어그라인드를 연주하다 3집부터 데스메탈로 바꾸기 시작하더니
4집부터는 아예 멜로딕 데스메탈로 전향했다
어둡고 지저분한 느낌의 고어그라인드에서 
화려하고 감성적인 멜데스로 바뀐건 큰 변화가 아닐수없다

 

 

 

↑(Carcass 4집 'Heartwork'과 6집 'Surgical Steel')
(참고로 4집 앨범커버는 에일리언을 디자인하신 H.R Giger 선생님이 그린 작품이다)

 

 

멜로딕데스메탈(이하 멜데스)은 메탈 장르 중에서도 상당히 감성적이고 
이름에 맞게 선율을 중시하는 장르라 듣기에 거부감이 적고 
진입장벽이 낮아 초보자에게 추천하기에도 좋다

카르카스의 곡도 그에따라 좀더 서정적인 분위기를 띄게되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갖게되었다

 

 

Carcass - Heartwork

 

카르카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곡이자 희대의 명곡!

카르카스의 앨범중에선 솔직히 2집이 가장 마음에 들지만
곡중에서 하나만 택하자면 당연 이 Heartwork를 고를 것이다

중3때쯤인가 이 노래를 처음 듣고 거침없이 시원하게 달리면서도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매력에 반해 악보도 다운받아 연주해보고 
정말 푹 빠지게 되었는데 지금 들어봐도 여전히 명곡이라고 평가한다

 

 

 

Carcass - Unfit for Human Consumption

 

 

이 곡들을 다 듣고 나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비슷해도
처음 2곡과 나중에 올린 2곡의 느낌이 많이 다르다는것을 실감할 것이다
위의 2곡은 좀더 지글지글하고 아래 2곡은 전의 것들과 비교해 
좀더 서정적인 감성이 나타나보인다
하지만 고어그라인드 시절이나 멜데스 시절이나 '카르카스'다운것은 변하지 않아
그들만의 개성을 잃지않고 계속 컨셉을 지켜왔다는 것이 높게 평가하는 부분이다

초기 고어그라인드 곡들은 나름대로 좋고, 후기 멜데스 때의 곡들도 훌륭하다
포스팅을 하면서도 초기와 후기의 곡들을 비교해서 들으니 상당히 흥미롭다 느꼈다 


 

마지막은 카르카스의 라이브 사진으로 마무리ㅎㅎ

 

 

여담으로 이런 과격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익스트림 계열 메탈을 잘 접해보지 않은사람들에겐
성격또한 과격하고 거칠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거나 오히려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들도 많다

카르카스 또한 음악과 앨범커버만 보고 평가하면 
사람 머리라도 뜯어먹을것 같이 보일수 있겠지만 실제론 멤버 전원이 모두 
채식주의자로, 동물권리운동에도 열심이며 생명을 상당히 소중히여긴다 한다

한 밴드가 이런식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일수 있듯, 
사람도 모두 그 안에 다양한 개성이 있다고 여긴다
자신의 좋은 점을 보이는것도 좋지만, 
상대의 개성을 알고 좋은 점을 찾아보는것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